십자가 밑에서 십자가 밑에서 이 창 승 뛰어 내려 보라고 죽은 사람 살린 네가 그깐 못 세 개 뽑지 못하고 벌거 벗겨진 채 나무에 달려 죽느냐고 비양 거렸다 몰랐다 그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릴 자도 므깃도가 내려다 보이는 나사렛 끝 절벽에서 떠밀려 떨어질 자도 못 박힌 나무에서 뛰어 내릴 자도.. 시의 샘 2017.06.06
죽음의 두 문 죽음의 두 문 이 창 승 죽을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뾰족한 끝 바늘 끝으로도 덮어 쓴 자유 크롬 테이프에 지껄인 평화를 위해 죽을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총탄은 죽이기 위해 뾰족하다 칼은 죽이기 위해 날카롭다 죽이는 것은 죽음이 있기 때문 죽을 수 있기에 죽이는 것 죽을 수 .. 시의 샘 2017.06.06
모리아산으로 가는 길 모리아 산으로 가는 길 이 창 승 장막 휩쓴 거친 바람 땅마르는 가뭄 속에 횡동그란 배고품 둘 곳 모르는 발걸음 이집트 왕궁에 묶였다가 되집어 세겜 상수리 나무 밑 어둠이 열리고 가득 공중에 솟아나는 초롱 뭇별 꼬리 길게 그으며 가슴 속에 떨어지는 약속 백년 세월보다 더 무거운 말.. 시의 샘 2017.06.06
부활의 아침에 부활의 아침에 이 창 승 깨어 풀잎 끝에서 반짝이는 이슬을 본 사람만이 새벽을 노래할 수 있습니다. 열어 칠흙 공간에 반짝이는 별들의 노래를 들어 본 사람만이 이 밤을 노래할 수 있습니다. 아! 당신은 햇빛보다 찬란한 생명의 노래를 들으셨기에 그렇듯 생명을 예찬하셨습니다. 깨어 .. 시의 샘 2017.06.06
빌라도의 고백 빌라도의 고백 이 창 승 썼다 유대인의 왕이라 자칭 유대인의 왕이라 쓰라는 유대인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의 왕이라 썼다 알았다 그가 진정한 유대인의 왕이라는 것을 하늘의 보냄을 받은 자가 유대인들의 참 왕 아닌가 어찌 로마인이 유대인의 왕이 될 수 있는가 어찌 로마인이.. 시의 샘 2017.06.06
아직 파아란 사과들에게 아직 파아란 사과들에게 이 창 승 아직 파아란 사과들아 새싹 돋우고 꽃 피워 벌, 나비 춤출 때 둥그렇고 빠알간 꿈 가슴에 가득 안고 따사로운 햇빛의 축복 받으며 세상에 태어난 생명들아 따가운 햇빛에 꽃 떨어짐 무더움 매서운 비 바람 두려운 천둥, 번개 다 이겨내고 얼마만큼 자라 .. 시의 샘 2017.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