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세계의 오순절신학을 위해 KIPT

누가행전 불의 용례의미(ThM논문)

누가-행전에 나타난 불의 용례와의미6 (오순절 사건을 중심으로 본 누가의 불)

한오신 2017. 7. 1. 11:37

VI. 오순절 사건을 중심으로 본 누가의 불

 

본 장에서는 누가가 전해주는 오순절에 예수의 제자들 위에 머물렀던 불이 집중적으로 해석될 것이다. 오순절 사건보고에 등장하는 불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객관적이고 실제적인 불이면서도 영적인 불이었다. 다시 말하면 신비한 불이었다. 그래서 그 불은 신학적으로 해석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 해석은 먼저 각 주제에 관한 누가의 언급을 누가-행전 내에서 추적해보고, 그 다음 구약과 유대교 문헌에서 그와 유사한 모티브를 찾아 연결시킴으로써 수행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오순절에 등장한 불이 비심판/구원을 의미함이 드러날 것이다.

 

  

A. 약속의 불

 

누가가 오순절에 등장시킨 불은 약속과 관련된 불이었다. 누가는 오순절에 제자들이 받았던 성령과 불 세례는 갑자기, 아무 예고도 없이 일어났던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약속에 의한 것이었음을 강조한다.

 

1. 약속의 불

 

누가는 복음서의 승천기사에서 예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시기로 이미 약속한 것이 있음을 언급한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위로부터 오는 것이며 제자들에게 능력을 주는 것임은 분명하게 밝힌다.

 

볼찌어다 내가 내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h& e*paggeliva tou' patrov")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을 입히울 때까지

이 성에 유하라 (24:49)

 

약속’(h& e*paggeliva)이란 용어는 복음서에서 누가 만의 용어이다. 이 용어는 신약에 총 52회 등장하는데 누가복음서에 1(24:29), 사도행전에 8(1:4; 2:33, 39; 7:17; 13:23, 32; 23:21; 26:6) 등장하며, 바울서신에 26(갈라디아서에 10, 로마서에 8회 등), 히브리서에 14, 그 외 일반서신에 3회 등장한다. 누가복음서와 사도행전을 한 권으로 묶으면 누가는 e*paggeliva를 총 9회 언급한 셈이다. 비록 그가 히브리서와 갈라디아서보다 적게 e*paggeliva를 언급했다할지라도 마태와 마가 그리고 요한도 사용하지 않은 용어를 복음서에서 사용했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것이다.

누가는 자기의 두 번째 책에서도 예수의 승천기사를 다시 기록한다. 그 승천기사에서 누가는 h& e*paggeliva tou' patrov"를 다시 언급한다.

 

사도와 같이 모이사 저희에게 분부하여 가라사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 바(h$ kouvsatev mou)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1:4)

 

누가의 두 번째 승천기사에서 덧붙여진 것은 내게 들은바(h$ h*kouvsatev mou)이다. 누가는 이 문구를 통해 첫 책과의 연속성을 드러내며, 또한 h& e*paggeliva tou' patrov"를 강조한다. 그리고 누가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언급한 직후 바로 성령[과 불] 세례를 언급함으로써 첫 번째 책에서 의문사항으로 남겨두었던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성령과 불 세례와 관련이 있는 것임을 밝힌다(1:5). 또한 그는 1:8을 통해 성령이 예수의 증인이 되는 권능과 관련이 있음을 밝힌다.

예수의 승천기사에서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이 예수를 증거하는 능력을 주는 성령과 불 세례와 관련이 있는 것임을 밝힌 누가는 성령을 받음으로써 증거하는 능력을 받은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에서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이 성령임을 확실하게 밝힌다 (2:33).

 

하나님이 오른손으로 예수를 높이시매

그가 약속하신 성령을 아버지께 받아서

너희 보고 듣는 이것을 부어 주셨느니라 (2:33)

 

누가는 하늘에 오르신 예수께서 성령의 약속을 아버지로부터 받아(h& e*paggeliva tou' pneuvmato" tou' a&givou labwVn paraV tou' patrov") 부어주었다고 말한다. 누가는 h& e*paggeliva tou patrov"h& e*paggeliva tou' pneuvmato" tou' a&givou라고 기록한다. h& e*paggeliva tou' pneuvmato" tou' a&givou는 성령께서 하신 약속이란 뜻이 아니고 성령에 대한 약속, 즉 약속하신 성령을 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이 표현은 헬라적이기보다는 셈어적인 표현일 것이다. 이것이 헬라적으로 표현된다면 소유격이 약속에 붙어 약속의 성령이 될 것이다. 그래서 NIVthe promised Holy Spirit’로 번역했을 것이며, 개역도 약속하신 성령이라고 번역했을 것이다. 누가는 베드로의 설교 종결부분에서도 성령을 약속과 관련시킨다. 그는 회개하고 성령을 선물로 받는것을 약속이라고 표현한다 (2:39). 이렇게 누가는 약속을 9회 언급한 것 중에서 4회를 성령과 관련시켰다.


2. 관련 있는 구약의 약속의 불

 

구약에 등장하는 성령주심의 약속 구절을 말하자면 사 32:15; 44:3; 39:29; 2:28이다. 누가는 성취본문으로 사 32:15을 취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영을 위로부터’(<orM*m!) 부어 주신다고 약속하셨다고 전한다. LXX<orM*m a*fv u&yhlou'로 번역하였으며, 누가는 눅 24:49에서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과 관련하여 위로부터’(e*x u&you")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LXX는 전치사 a[po를 통해 영을 주시는 기점(from)을 강조하며, 누가는 전치사 e@k를 통해 위에서 아래로 나옴(out)을 강조하는 것, LXX는 형용사 u&yhlo"를 명사로 전용하여 사용하고, 누가는 명사 u[yo"를 사용한다는 것 이외에는 두 언급은 거의 흡사하다. 그러나 누가는 그 구절들 중에서 성령주심에 대한 약속과 불이 함께 등장하는 욜 2:28을 택하여 성취본문으로 삼는다.

 

내가 내 으로 모든 육체에게 부어주리니 . . .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기사와 아래로 땅에서는 징조를 베풀리니

곧 피와 과 연기로다

 

3. 통합적으로 해석된 약속의 불

 

누가는 승천 기사를 두 번 기록함으로써 아버지의 약속하신 성령을 두 번 언급하여 강조하고 독자로 하여금 오순절을 기대하게 하였으며, 베드로의 설교를 통해 약속하신 성령이 임하셨음을 말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오순절을 회상하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누가는 오순절의 성령에 독자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그 관심의 중심에 불을 등장시키고 전면에 요엘의 성령 부어주심과 불 표징에 대한 예언이 드러나게 한다. 그리고 오순절의 불같은 혀와 함께 임한 성령강림 이야기는 누가의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언급의 절정이요, 중심이다. 또한 불과 함께 임한 성령은 땅끝까지 예수를 증거하는 능력을 부여한다. 그러므로 오순절의 불은 비 심판의 불로서 약속의 불이다.

 

 

구약 요한의 언급 예수님의 언급 누가의 해설 베드로의 언급

오순절

요엘의 성령과 불 요엘의 표징

↗ ↖

약속하신 성령 (약속) 약속하신 것 약속하신 성령강림 약속하신 성령

(2번 강조) 성취 (2번 언급)

기대 기대 확인 회상

 

 

B. 기도 응답의 불

 

1. 기도 응답으로서 성령과 불

 

누가가 오순절에 등장시킨 불은 또한 기도 응답의 불이다. 누가는 다른 복음서 기자들보다도 기도에 더 많은 관심을 드러낸다. 누가가 사용하는 기도에 관한 용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간구란 뜻을 가진 devhsi"와 그 동사형 devomai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적으로 기도를 의미하는 proseuvch와 그 동사형 proseuvcomai이다. devhsi"는 신약에 총 12회 등장하는데 누가복음서에 3(1:13; 2:37; 5:33), 고린도후서와 빌립보서에 각 2회 나타난다. devomai는 신약에 총 11회 등장하는데, 누가복음서에 3(10:2; 21:36; 22:32), 사도행전에 5(4:31; 8:22, 24, 34; 10:2), 고린도후서에 2회 나타난다. 이렇게 누가는 간구라는 용어를 신약기자들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다. proseuvch는 누가복음서에 3(6:12; 19:46; 22:45), 사도행전에 9(1:14; 2:42; 3:1; 6:4; 10:4, 31; 12:5; 16:13, 16), 마가, 마태 복음서에 각각 2회 등장한다. proseuvcomai는 누가복음서에 19, 사도행전에 16, 마태에 15, 마가에 10회 등장한다. 이렇게 누가는 다른 신약기자들 보다 더 기도에 관심을 가진다.

누가가 주목하는 기도를 성령과 관련시키는 명백한 본문은 복음서의 11:13이다. 에드워즈는 눅 11:9-13의 평행본문으로 마 7:7-11을 제시하고 Q 18 ‘기도 격려’(encouragement to pray)로 분류했다. 마태는 자기 본문을 산상 수훈에 포함시켰으며, 누가는 기도를 마치신 예수께서 제자

들에게 기도를 가르친 문맥에 포함시켰다. 두 본문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Mt. 7:11 Lk 11:13

ei* on u&mei'" ponhroiV o[nte" ei* oν μες ponhroiV u&mavrconte"

oi[date dovmata a*gaqaV didovntai oi[date a*gaqaV dovmata didovntai

toi'" tevknoi" u&mw'n toi'" tevknoi" u&mw'n

povsw/ ma'llonn o& pathVr u&mow'n povsw/ ma'llonn o& pathVr

o& e*n toi'" ou*ranoi'" o& e*x ou*ranou'

dwvsei a*gaqaV dwvsei pneu'ma a@gion

toi'" ai*tou'sin au*tovn; toi'" ai*tou'sin au*tovn;

 

두 본문 사이의 현저한 차이점은 a*gaqav(좋은 것)pneu'ma a@gion(성령)에서 드러난다. 마태는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주실 것이라고 말하는 반면에, 누가는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실 것이라고 말한다. 마태는 그의 자료에 등장하는 pneu'ma를 결코 누락시키거나 삽입하지 않는다. 반면에 누가는 pneu'ma를 세 차례나 삽입하였고 (4:1; 10:21; 11:13), 마가적 자료에는 한 차례 삽입하였다 (4:14). a*gaqavpneu'ma a@gion로 바꿈으로써 누가는 dovmata a*gaqoVn a*gaqav의 평행을 무너뜨리고, dovmata a*gaqoVn(좋은 선물) pneu'ma a@gion의 평행을 세운다. 누가에 의하면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주시는 좋은 선물은 성령이다.

이후 누가는 세 차례 성령을 선물로 표현한다 (2:38; 8:19-20; 11:16-17). 세 차례 모두 베드로의 말에서 등장하는데 이는 성령과 선물의 동일시에 대한 권위를 부여해준다. 이곳에서 누가는 dovma(선물)대신 같은 어원(divdwmi: ‘주다’)에서 dwreav(선물)을 사용한다. 아마도 누가는 예수 말씀에서는 어원이 같으므로 dovma를 살려놓고 베드로의 말에서는 보다 헬라문화에 친숙한 dwreav를 사용했을 것이다. 특히 그는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에서 성령을 소유격으로 만들어 선물과 하나로(dwreav tou' a&givou' pneu'mato": 성령의 선물) 만든다 (2:38). 이렇게 함으로써 누가는 기도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좋은 선물은 성령임을 더욱 분명하게 말한다.

누가의 기도-성령 모티브는 예수의 수세장면에서도 나타난다 (3:21-22; 1:9-11; 3:13). 마가와 마태는 예수께서 물에서 올라오실 쌔(a*nevbh a*poV tou' u@dato", a*nabaivnwn e*k tou' u@dato") 성령이 비둘기 같이 예수 위에 내려오셨다고 말하는 반면, 누가는 예수께서 기도하실 때(proseucoevnou) 성령이 예수 위에 강림하셨다고 말한다.

오순절 성령강림도 기도와 관련이 있다. 누가는 예수를 증거 할 권능을 주시는 아버지의 약속하신 성령이 오시기까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라는 예수의 명령을 들은 제자들은 다 하나가 되어 기도와 간구를 계속했다 (ou&toi pavnte" san proskarteou'nte" o&moqumadoVn th'/ proseuch'/ kaiV th'/ dehvsei)고 전한다 (1:14). 그리고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신다. 그런데 누가는 오순절의 성령을 기도와 명확하게 연결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탈버트는 제자들은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성령이라는 오순절 선물을 받기 이전에 기도하였다라고 기도와 성령과의 관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멘지스는 기도가 오순절의 성령 받음과 불분명하게(implicitly) 관련되어있다 (1:14; 2:4)”고 말했다. 이러한 오순절의 성령강림과 기도와의 관계의 불분명성은 누가가 제자들의 기도언급과 오순절의 성령강림 사이에 사도충원 기사를 삽입함으로써 발생한다 (2:15-26). 그러나 사도충원 기사 삽입으로인한 오순절 성령강림과 기도와의 불분명성은 누가의 두 가지 언급으로 극복될 수 있다. 하나는 누가가 충원기사 중에 저희가 기도하여”(proseuxavmenoi)라는 문구를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1:24). 누가는 120명이 마음을 합하여 기도하던 그 때에”(e*n tai'" h&mevrai" tauvtai") 그들이 예수의 부활을 증거 할(1:22) 사도충원을 위한 기도를 드렸다고 말한다. 누가는 다 하나가 되어기도하고 간구 하던 사람들이 계속 기도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가는 바로 이어 오순절 성령 강림 이야기를 펼친다. 이렇게 누가는 사도충원 기사에 기도를 등장시킴으로써 그것을 다리 삼아 제자들의 기도와 오순절 성령강림을 연결시킨다.

 

다 하나된 기도 사도충원기도 오순절 성령 강림

원인 다리(연결고리) 결과

 

오순절 성령강림과 기도와의 관계의 불분명성을 극복할 수 있는 누가의 두 번째 언급은 san a@pante" o&moqumadovn(다 하나가 되어)이다 (2:1). 누가는 이 문구를 제자들이 다 하나가 되어 기도한 장면 묘사에도 등장시켰었다. 또한 누가는 2:4에도 a@pante"()를 등장시킨다.

 

ou&toi pavnte" san proskarteou'nte" o&moqumadoVn th'/ proseuch'/

kaiV th'/ dehvsei (1:14)

san a@pante" o&moqumadoVn e*piV toV au*tov (2:1)

e*plhvsqhsan a@pante" pneuvmato" tou' a&givou (2:4)

 

가는 ou&toi pavnte"a@pante"로 바뀌고, h^san의 자리가 바뀌고 proskarteou'nte"(계속)가 생략된 것, 그리고 o&moqumadoVn 이후의 부사구의 내용변화 이외에는 거의 흡사한 문장으로 오순절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 하나가 되어 계속 기도하고 간구했다라는 문구는 다 하나가 되어 한 자리에 있었다라는 문구와 연결된다. 그는 다같이 하나 되어 드렸던 제자들의 기도와 오순절의 성령 강림을 다 하나가 되어’(h^san a@pante" o&moqumadoVn) 라는 문구를 다리 삼아 연결한다. 이렇게 누가는 성령 받기를 위해 다같이 하나가 되어 기도하던 제자들이 그 기도의 응답으로 다같이 성령을 받았다는 것을 묘사한다.

 

다 하나가 되어 기도하였다 다 하나가 되어 한 자리에 있었다 다 성령을 받았다

원인 다리(연결고리) 결과

 

2. 기도 응답으로서 오순절의 불

 

제자들의 기도의 응답으로 강림하시는 성령은 불을 동반한다. 누가-행전에서 기도와 불의 관계는 불분명하다. 기도와 불의 암시적이고 간접적인 관계는 사가랴의 분향과 천사의 현현 이야기에 내포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누가는 사가랴가 분향하는 그 시간에(e@xw th'/ w@ra/ tou' qumiavmato") 백성들이 기도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1:10). 구약에 따르면 성전 안의 향을 피우기 위해서는 불을 피워야 하며, 이 불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른 불이어야 했다. 나답과 아비후는 다른 불을 담아 분향하다가 죽임을 당했다 (10:1, cf. 3:4, 26:61). 사가랴는 백성들이 밖에서 기도하고 있는 시간에 성전 안의 향에 불을 피우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불이 붙어있을 그 향로 옆에 천사가 나타나 사가랴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전해주었을 것이다 (1:11-13:).

 

주의 사자가 저에게 나타나 향단 우편에 선지라 사가랴가 보고

놀라며 무서워하니 천사가 일러 가로되 사가랴여 무서워 말라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ei*shkouvsqh h& devhsi")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주리니

 

devhsi"(간구)는 다른 복음서에는 등장하지 않는 누가 만의 용어로서 누가복음서에 3회 등장한다 (1:13; 2:37; 5:33). 그리고 누가는 이 용어를 제자들이 성령을 기다리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받고 다 하나가 되어 계속 기도하였다라는 문구에 등장시킨다 (1:14). 누가는 이곳에서 제자들이 th'/ proseuch'/ kaiV th'/ dehvdei’(기도하고 간구하더니)라며 기도의 두 가지 용어를 다 동원한다.이렇게 누가는 불을 사가랴가 피웠을 성전 향단에 간접적으로 등장시키고, 천사가 불이 피워져 있을 향단 우편에 서서 사가랴의 간구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 말씀을 전하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이 간구’(devhsi")를 제자들의 성령 받기 위한 기도에 더한 후, 오순절 성령 강림에 불을 등장시켜 오순절의 불이 기도응답의 불임을 말한다. 또한 누가는 베드로와 요한이 사마리아 사람들을 위해 성령 받기를 기도하니성령이 임하셨다고 기록함으로써 기도의 응답으로서 성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여 독자에게 오순절을 회상케 한다 (8:15-17).

 

향단[의 불] 오순절의 응답의 불 사마리아[의 불]

사가랴의 간구하나님의 응답 = 제자들의 기도+간구 하나님의 응답 = 베드로와 요한의 기도 하나님의 응답

요한 잉태 성령 강림 성령 강림

 

3. 관련 있는 구약의 기도 응답의 불

 

이 누가-행전에 나타나는 기도-응답의 불 모티브’(prayer-fire of response motif)는 구약에도 등장하는 것이었다. 열왕기 기자는 엘리야 한 사람과 바알 선지자 사백 오십인이 벌였던 극적인 능력대결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응답의 불을 소개했었다. 엘리야는 제물에 불로 응답하는 신(vva@b* hn#u&y^-rv@a& <yh!l)a$h*) 그가 하나님이라고 주장했었다 (왕상 18:23-24). 그리고 엘리야는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그분이 응답하시기를 기도했었다 (yn!n@u& hw*hy+ yn!n@u&). 그러자 하늘에서 불이 내려 제물을 태웠었다. 열왕기 기자는 이 불을 여호와의 불’(hw*hy+ va@)이라고 이름 붙였었다. 이 갈멜산에 떨어진 여호와의 불은 엘리야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의 불이었다. 또한 그 불은 엘리야가 진정한 하나님의 종임을 증거 해준 불이기도 했었다. ‘하나님의 응답의 불은 역대기 기자가 보고하는 다윗의 인구조사와 관련된 이야기에도 등장했었다. 역대기 기자는 다윗이 여호와께 아뢰어(hw*hy+-la# hr^q*) 용서를 구하였더니 (대상 21:26), 여호와께서 하늘에서부터 번제단 위에 불을 내려 응답하셨다”(hn^u*)라고 기술하였었다 (대상 21:26). 또 역대기 기자는 솔로몬이 다윗이 불의 응답을 받았던 곳에 성전을 건축하고 (대하 3:1), 그곳에서 하나님께 기도하였고(tL^p!T=) (대하 3:19), 솔로몬이 기도를 마치자 불이 하늘에서부터 내려와서 번제물과 제물을 살랐다고 전했었다 (대하 7:1). 누가는 오순절 성령 강림에 불을 등장시킬 때 이러한 구약의 기도-응답의 불 모티브를 염두에 두었다. 그러므로 오순절의 불은 비 심판의 불이며, 기도응답의 불이다.

 

구약 누가-행전

불 향단[] 오순절 불 사마리아 []

기도응답모티브 = 사가랴기도응답아들 = 다 기도사도충원기도다 응답성령 = 베드로와요한기도응답성령

다리(연결고리)

천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리라

 

C. 하나님의 현현의 불

 

1. 하나님의 현현으로서 오순절의 불

 

누가가 묘사한 오순절의 불은 또한 하나님의 현현의 불이다. 누가-행전에서 하나님의 현현과 불과의 관계는 불분명하다. 그러므로 오순절의 불을 하나님의 현현’(theophany)으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누가가 누가-행전 내에서 하나님의 현현과 불의 관계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먼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누가복음서에서는 하나님의 현현과 불의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다만 기도의 응답으로서 불을 논할 때 살펴본 것처럼 누가는 사가랴가 피웠을 향단 옆에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를 등장시켰다 (1:11-13:). 그 천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사가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하나님 앞에 섰는 가브리엘이라

이 좋은 소식을 전하여 네게 말하라고 보내심을 입었노라 (1:19).

 

누가는 그 천사가 하나님께로부터 보냄을 받은 하나님의 대행자(agent)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대행자는 하나님과 동일시되며, 그가 전하는 말은 곧 하나님의 말씀이다. 누가는 분문에서 하나님께서 천사를 통해 불이 피워졌을 향단 옆에 현현하셨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현현과 불의 관계가 수태고지보다 좀더 확실하게 드러나 있는 곳은 스데반의 회당설교이다. 그 설교 속에는 떨기나무 불꽃 모티브가 등장한다. 누가는 출애굽기 기자의 묘사를 따라 먼저 천사(a[ggelo")가 시내산 가시나무떨기 불꽃 가운데’(e*n flogiV puroV") 모세에게 보였다(w!fqh)고 말한다 (7:30). 그러나 그는 곧 그 불꽃에서 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 즉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로라( *Egw o& qeoV")라는 음성이 들렸으며, 그 음성은 주의 소리’(fwnhv kuriVou)였다고 말한다 (7:31-32). 또한 누가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려 친히 내려오셨다”(ketevbhn)고 말한다 (7:34). 누가는 출애굽기 기자의 묘사를 따라 하나님께서 천사를 통해 불꽃 가운데’(e*n flogiV puroV") 현현하셨다고 말하는 것이다.

누가는 이렇게 오순절을 중심으로 양편에 하나님께서 천사를 통해 불을 매개로 현현하신 이야기를 기록한다. 그리고 두 이야기는 가운데 있는 오순절의 불에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향단 불을 매개로 한 하나님의 현현은 독자에게 오순절의 불을 매개로 한 하나님의 현현을 기대케 하며 떨기나무 불을 매개로 한 하나님의 현현은 독자에게 오순절의 불을 매개로 한 하나님의 현현을 회상하게 한다.

 

구약 누가-행전

불 모티브 향단[의 불] 오순절의 불 스데반의 불언급

하나님의 현현 = 하나님의 현현 하나님의 현현 하나님의 현현

천사를 통한 천사를 통한

기대 집중 회상

 

2. 뒤집힌 메르카바로서 오순절의 불

 

오순절의 불은 전승접근을 통해 볼 때도 하늘의 신성함이 나타난 것이다. 에녹 114은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9) 그리고 나는 그 벽에 가까이 다가갔는데, 그 벽은 우박과 그 벽 사방을 둘둘싸고 있는 불의 혀들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나는 그 벽 때문에 두렵기 시작했다. (10) 그리고 나는 그 불의 혀들 안으로 들어가 우박으로 만들어진 한 커다란 저택에 가까이 갔다. 그리고 그 집의 벽들은 바둑판 모양으로 포장된 돌들로 만들어졌는데, 그 돌들은 모두 눈으로 만들어졌으며, 그 집의 바닥은 눈으로 만들어졌었다. 그 집의 윗 층들은 불덩어리들과 번개들이었으며, 그 한 가운데에 하늘의 파수군들인 불같은 그룹들이 있었다 . . . . (15) 그리고 보라! 그것보다 더 큰집이 있었으니 그 문은 나를 향해 활짝 열려 있었다. 그리고 그 집은 모두 불의 혀들로 만들어졌었다. (16) 나는 그 놀라운 영광과 장엄함을 당신에게 묘사할 수 없다. (필자 한글역)

 

불의 혀들’(ai& glw'ssai tou' purov")이란 표현은 에녹 114:8-25까지 3 회 등장한다. 에녹 1서의 이 부분이 제작된 시기는 중간기(Diadochoi 대략 323-281 B.C.)로 추측된다. 본문은 에녹이 하늘로 올라가 하늘의 성전()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묘사한다. 에녹은 이 여행 중에 불로 만들어진 것들을 만난다. 불은 초월적인 것에 대한 우주적인 상징이다. 에녹이 묘사한 것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지 않은것을 의미한다. 본문에서 불의 혀들은 하늘의 것들과 땅의 것을 대조시키는 표징이 된다. 분명하게 불의 혀들신적 기원’(divine origin)을 의미한다.

이 에녹서의 불의 혀들전승은 누가의 오순절 불같은 혀들과 어구적으로 관련을 맺는다. 그런데 오순절의 불같은 혀들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 불이므로, 오순절의 불은 하늘에 있는 신성한 것이 땅에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오순절의 불은 소위 뒤집힌 메르카바’(inverted Merkabah)라고 말할 수 있다.

 

 

D. 종말 표징의 불

 

1. 종말적 불

 

누가가 묘사한 오순절의 불은 또한 종말적 불’(eschatological fire).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종말적 불이란 악인들이 예수의 재림 때에 던져질 게엔나(gevenna)의 불이 아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누가-행전에는 구약이나 마가나 마태와는 달리 여호와의 날(주의 날)과 관련된 게엔나의 심판의 불이 등장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종말적 불이란 주의 날(h& h&mera tou' kuriou')과 함께 종말의 날들을 구성하고 있으나 주의 날이전의 날들인 마지막 날들에’(e*n tai'" e*scavtai" h&mevrai") 나타난 표징으로서의 불이다.

 

2. 종말 표징의 불로서 오순절의 불

 

누가복음서에서 불은 종말과 불분명하게 관계된다. 불분명하게나마 불을 종말과 연결시킬 수 있는 본문은 눅 12:49이다. 예수께서는 자기가 땅에 불을 던지러 왔다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예수께서 땅에 불을 던지러 오신 때는 마지막 날들이다. 누가는 예수님의 이적적 탄생이나 유아기 이야기(infancy narratives) 안에서 발생한 사건들과 함께 메시야적 성취의 시간이 시작되었음을 말한다. 그리고 예수님의 전체 사역이 마지막 날들안에서 수행되었다고 말한다. , 누가는 이미 종말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가는 본문에서 마지막 날들에 예수께서 땅으로 던지기 원하셨던 불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가는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 중 불이 등장하는 요엘의 예언에서 /k=-yr+j&a^/metaV tau'tae*n tai'" e*scavtai" h&mevrai"(마지막 날들에)로 대치함으로써 오순절의 성령 강림이 주의 날이전의 마지막 날들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누가는 독자로 하여금 베드로의 설교를 통해 마지막 날들에 속한 오순절에 임한 성령과 불을 회상하게 한다. 이렇게 오순절의 불은 비심판의 불로서 마지막 날들에 성령의 임하심을 표징 하는 불이다.

 

 

구약 누가-행전

요엘의 언급 예수의 언급 누가의 해설 베드로의 설교

그 후에 = [마지막 날들에] 오순절에 마지막 날들에

불 불 불 표징의 불

성령주실 것 [성령] 성령강림 성령부어주셨음

 

 

E. 복음선포 능력의 불

 

1. 복음선포 능력의 불로서 오순절의 불

 

오순절의 불은 또한 복음선포 능력의 불이다. 누가복음서에서 불과 복음전파 능력은 다소 느슨하게 연결되어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누가복음서에서 성령과 복음전파 능력은 불분명하게 관계되어있다. 누가는 첫 번째 승천기사에서 아버지의 약속을 받는 것과 증인되는 능력을 받는 것을 평행법적으로 동일시한다 (24:48-49).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볼찌어다 내가 내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을 입히울 때까지 이 성에 유하라

 

누가는 예수께 내가 . . . 보내리니라고 말씀하게 한 후 예수를 하늘로 올려보낸다 (24:52). 독자는 두 말씀을 연결함으로써 예수께서 하늘로부터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보내시리라고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위로부터라는 말을 하늘로부터라는 말과 동일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그럼으로써 누가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받는 것을 능력 입히움과 동일시한다.

누가는 두 번째 승천기사에서 성령과 복음전파(예수 증인) 능력을 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한다. 누가는 예수말씀 가운에서 성령이 임하시면 권능을 받을 것이고 권능을 받으면 예수의 증인이 되리라고 말한다 (1:8). 그리고 누가는 사도충원 기사에서 베드로의 입을 통해 성령을 다윗의 입을 의탁하사 가룟 유다에 대해 미리 말씀하신 분으로 묘사한다 (1:16).

그리고 누가는 오순절 성령강림에 불같은 혀를 등장시킨다. 누가가 묘사한 오순절의 성령과 불 세례는 제자들을 위한 회심-입문 (conversion initiation), 즉 구원을 위한 것은 아니다. 누가는 성령의 내적 갱신을 강조한 이사야나 에스겔 같은 선지자들을 인용하지 않고, 은사적이고 예언적 현시를 약속한 요엘을 인용한다. 누가는 요엘을 인용하되 예언 할 것이요”(kaiV prfhteuvsousin)라는 말을 삽입함으로써 성령과 불의 세례를 받을 남종과 여종이 예언적 선포의 말을 할 것을 강조한다. 누가는 성령이 불같은 혀로 임했다고 표현한 후 그 위에 혀(glw'ssa)가 임한 사람들로 하여

glw'ssa(, 방언)를 말하게 한다. 그리고 성령의 이러한 불같은 활동의 즉각적인 결과는 영감 넘치는 선포였다 (: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 그러므로 누가에게 있어서 오순절의 불은 예수를 증거하는 능력을 주는 불이다.

 

2. 뜨거운 오순절의 불

 

아마도 누가는 성령과 불 세례는 감각적으로 차가운 물 세례와는 다른 뜨거운 세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성령은 불같은 혀처럼 각 사람들에게 임한다. , 성령은 혀를 달구기 전에 사람을 전인적으로 뜨겁게 달군다. 누가는 부활하신 예수의 말씀을 듣는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되었는 가를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의 대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저희가 서로 말하되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어 주실 때에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 (24:32)

 

누가는 그 두 제자들의 마음이 단순히 뜨거워진 것이 아니고 마음이 타고 있었다고 말한다: Ou*ci h& kardiva h&mw]n kaiomevmh h%n e*n h&mi'n(우리 마음이 우리 안에서 타고 있지 않았느냐?). 구약은 하나님의 말씀을 불로 표현하기도 했다. 중간기 문헌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은 불로 표현됐다. 제자들이 엠마오 마을로 가던 길에서 들은 예수의 말씀이 제자들의 마음에서 불이 되어 제자들의 마음을 태운 것이다. 마음이 타올라 뜨거워진 그들은 곧 그 시로 엠마오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예루살렘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누가는 그들 위에 불같은 혀를 등장시킨다. 객관적이면서 영적인 불같은 혀는 신비하게 제자들의 혀를 움직이게 하여 예수를 뜨겁게 증거 하게 한다. 그래서 누가는 오순절의 해설에 다른 예언서가 아닌 불이 등장하는 요엘을 인용했을 것이다.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기사와

아래로 땅에서는 징조를 베풀리니 곧 피와 과 연기로다 (2:19)

 

누가는 사도행전에서 성령이 불같은 혀로 역동적으로 임하는 것으로 묘사함으로써 그것을 복음서의 나사로와 부자 이야기에서 부자의 혀를 달군 음부의 불꽃과 대조한다.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내 (glw'ssa)를 서늘하게 하소서

내가 이 불꽃(flovx) 가운데서 고민하나이다 (16:24)

 

음부의 불꽃에 데인 혀로 한 간구는 응답되지 않고 메아리가 되지만 (16:25-31), 하늘로부터 내려온 불같은 혀(h& glw'ssa w&seiV purov")에 데인 혀(glw'ssa)로 선포하는 예수의 소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뜨겁게 하여 우리가 어찌할꼬!” 라고 탄식하게 한다 (2:37).

 

F. 요약

 

오순절에 등장한 불은 첫째로 언약/약속의 불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오순절의 불은 아무 예고도 없이 갑자기 임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약속에 의해 임했다. 누가는 두 번의 승천 기사에서 각각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언급한다. 그 약속하신 것은 성령이며, 그 약속은 세례 요한이 말한 것처럼 성령과 불 세례로 오순절 사건에서 성취됐다. 오순절의 불에는 요엘을 통해 주신 성령 부어주심과 불 표징이 드러난다. 오순절에 등장한 불은 둘째로 기도 응답의 불이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누가는 다른 복음서 기자들보다 더 기도에 관심을 가지는데 그 기도에 대한 관심은 성령에 집중된다. 누가는 하나님 아버지를 기도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는 분으로 묘사하고 다 하나가 되어 기도하던 제자들이 다 하나가 되어 한 자리에 있다가 불의 혀같이 임하신 성령을 받았다고 말한다. , 오순절의 불은 기도 응답으로 내린 불이었다. 이러한 기도-응답의 불오순절 성령 불은 누가복음서 안에서는 사가랴의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성전 안의 향단에 사가랴가 피웠을 불과, 구약에서는 엘리야의 기도에 갈멜산에 내렸던 불, 다윗의 기도에 아리우나 타작 마당에 내렸던 불, 솔로몬의 기도에 예루살렘 성전에 내렸던 불과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오순절의 불은 셋째로 하나님의 현현의 불이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현현과 불의 관계는 사가랴에게의 수태고지에서 불분명하게 드러나지만, 스데반의 회당설교에서는 떨기나무 불 모티브를 통해 보다 확실하게 드러난다. 오순절의 불은 또한 유대 중간기 문헌인 에녹 1서에서 세 번 등장하는 불의 혀들이라는 문구와 관련된다면 하늘에 있는 신성한 것이 땅에 나타난 뒤집힌 메르카바라고 언급될 수 있을 것이다. 오순절의 불은 넷째로 종말적 불이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누가-행전에는 여호와의 날과 관련된 게엔나의 심판의 불이 등장하지 않으며, 그래서 누가-행전에서 종말적 불이란 주의 날/여호와의 날과 함께 종말의 날들을 구성하고 있으나 주의 날/여호와의 날이전의 날들인 마지막 날들에 나타난 표징으로서의 불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오순절의 불은 다섯째로 복음선포 능력의 불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누가는 아버지의 약속’, 즉 성령을 받는 것과 증인되는 능력을 받는 것을 평행법적으로 동일시한다. 그리고 누가는 오순절 성령강림에 불같은 혀를 등장시킨다. 누가는 요엘을 인용하면서 예언 할 것이요라는 말을 삽입함으로써 성령과 불 세례를 받을 남종과 여종이 예언적 선포의 말을 할 것을 강조하며, 성령이 불같은 혀로 임했다고 표현한 후 그 위에 혀가 임한 사람들로 하여금 혀/방언을 말하게 한다. 이러한 성령의 불같은 활동의 즉각적인 결과는 영감 넘치는 선포였다. 이런 복음선포의 능력의 불은 뜨거운 불이었다. 누가는 예수의 복음선포로 마음이 불타오른 두 제자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오순절날 불같은 혀에 혀를 그을리고 그 혀로 예수를 뜨겁게 증거했다고 전한다. 음부의 불꽃에 데인 혀의 간구는 응답되지 않지만, 하늘로부터 내려온 불같은 혀에 데인 혀로 선포하는 예수의 소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뜨겁게 하여 우리가 어찌할꼬!” 라는 탄식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