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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샘

구멍난 옆구리에 기대오리다 -세베대의 아들 요한의 고백-

한오신 2017. 6. 6. 16:10


구멍난 옆구리에 기대오리다

--세베대의 아들 요한의 고백--

                           

이 창 승

 


 

그 날

애굽 땅에서

처음 난 것들 죽어 넘어지던 날

문설주에 바른 양 피 보고

죽음이 넘어 가고

내 선조들 종살이에서 풀려나던 날

그 날을 기념하던 그 날

유월절 만찬

사랑하는 주님 품에 기대었습니다.

등잔불은 유난히 밝아 보였고

마음은 부푼 기대로 가득하였습니다.

 

종려나무 가지 꺾어 깔고

옷 벗어 깔며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지극히 높은 곳에서 호산나!

이스라엘을 회복하시려 오시는 주님을

환영하는 예루살렘의 소리는

여전히 마음을 울렸고

귀를 타고 느껴지는

젊은 주님의 심장 박동소리와

어우러져 뛰놀았습니다.

 

일찍이 형제 야고보와 함께

주님께 부탁했었습니다.

이스라엘을 회복하시면

저의 형제를

하나는 주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칠흙 어두운 겟세마네 동산에

횃불에 창, 검 들고 온 자들에게

주님은 저항 한 번 없이

순순히 이끌려 가셨습니다.

그리고는 나무에 못 박히셨습니다.

주님이 이미 죽은 것 보고

로마 군병 주님 다리 꺽지 않고

전쟁터에서 수 많은 사람 죽인 창으로

주님 옆구리를 찔렀습니다.

내가 늘 기대었던

그 품을 . . .

 

주님 품에서, 옆구리에서

피와 물

흘러 나왔습니다.

생명이 . . .

 

주님의 구멍난 품에 엎드려

목 놓아 울었습니다.

주님의 멈춘 심장박동과 함께

내 민족의 독립도 거꾸러졌습니다.

주님의 찢긴 옆구리로

내 푸르던 소망이

빨갛게 단풍져 굴러 내려

저 멀리 아득 멀리 사라져 갔습니다.

 

유대인들이 두려워 굳게 닫았던 문 넘어

주님이 다시 살아 나타나셨을 때

옆구리는 구멍난 그대로였습니다.

 

나는 오랜 후에야

내 죄악이

주님의 옆구리를 찌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님이 옆구리로 흘리신 피와 물이

나 영혼 속에 흐르고 있습니다.

나 영혼 속에서 뚫린 그리스도의 심장이

박동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소망 하나가

힘차게 자라납니다.

주님이 오르신 하늘

주님이 준비하시는 내 영원한 처소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저를 그 처소에 데려 가소서!

거기서 영원히

당신의 구멍난 품에 기대오리다


1991년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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