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랄 것 없겠습니다
이창승
나의 기쁨이
당신의 슬픔이 되었군요.
나의 넉넉함이
당신의 모자람이 되었군요.
나의 슬픔이
당신의 기쁨이 되기도 했고요.
나의 모자람이
당신의 넉넉함이 되기도 했지요.
끝 날에는
슬픔도 모자람도 사라져,
나의 기쁨이
당신의 기쁨이요,
당신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리니.
나의 넉넉함이
당신의 넉넉함이요,
당신의 넉넉함이
나의 넉넉함이리니.
지금은,
기뻐도 울고
슬퍼도 우는 우리
서로 부둥켜안고
목 놓아 울면,
바랄 것 없겠습니다.
넉넉해도 숨쉬고
모자라도 숨쉬는 우리
손 마주잡고
숨 깊게 들이키며 한 바탕 웃으면,
더 바랄 것 없겠습니다.
2016년 12월 3일 안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