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승 박사의 “바람직한 오순절적 성경해석과 영산의 성경해석
비교 연구”에 대한 논평
김한경 박사(국제신학교육연구원 목회연구소장)101)
이 논문은 저자가 과거 논문에서 발표한 “바람직한 오순절적 성경해석”의 다섯 가지 요소들을 영산 조용기 목사님(이하 영산)의 성경해석에 적용하여, 영산의 성경해석 방법에서 이러한 요소들이 발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가 이미 발표한 바 있는 “바람직한 오순절적 성경 해석”의 다섯 가지 요소들이란 1) “일치 경험적 해석” 2) 반계몽주의적인 “거듭난 이성에 의한 해석” 3) “성경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는 해석” 4) 반고등비평적/반역사비평적인 “역사적 해석” 5) “은사지속론적인 정경적-역사적-문법적-신학적 해석”이다. 다만, 저자는 세 번째 요소, 즉 “성경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는 해석”을 영산의 성경해석과 연결하는 일은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논문은 실제로는 영산의 성경해석에서 4요소만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영산의 설교와 저서들을 충실하고 구체적으로 인용하고 있다. 인용된 자료들의 양이나 질, 인용구들의 주제 부합도 등에서 이 논문은 높이 평가할 만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일차 자료에 대한 이러한 충실한 연구는 이 논문의 미덕들 중 하나이다. 또한 이 논문은 분명하고 쉬운 문체로 작성되었다. 최소한의 학문적 훈련이 있는 독자라면 저자의 주장들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쉽고 명료한 글쓰기 또한 이 논문의 장점들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저자의 논지, 즉 영산의 성경해석에서 저자가 말한 4요소가 발견된다는 주장은 옳은 것인가? 대체로 옳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이 논문은 일차 자료들에 대한 이해 와 분석, 명료한 문체, 그리고 핵심 주장의 올바름 등의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그러나 이 논문에는 위의 강점들에 의해 가려지지 않는 아쉬움 점들도 보인다. 예컨대 이 논문은 자유주의적 “역사비평”, 혹은 “고등비평”과 오순절적 성경해석 사이의 충돌은 지적하면서도 근본주의적 “역사적 해석”과 오순절적 성경해석 사이의 부조화는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오순절주의가 자유주의보다 근본주의에 더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주의적 성경해석과 오순절주의적 성경해석 사이에도 중대한 차이들이 있다는 것은 매키아를 비롯한 여러 오순절 신학자들이 지적한 바 있다. 오순절주의는 역사비평을 둘러싼 근본주의자들과 현대주의자들의 논쟁에 있어서 근본주의자들에 편에 서지 않았으며 논쟁 자체와 거리를 두었다. 또한 근본주의자들도 결코 오순절주의자들이 성경에 대한 자신들의 “역사적 해석”에 충실한 그룹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볼 때 오순절주의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그룹이 근본주의자들이었다. 따라서 이 논문이 오순절적 성경해석의 네 번째 요소로 반고등비평적/반역사비평적인 “역
101) 국제신학교육연구원 목회연구소장, 한세대학교 조직신학 겸임교수, 보스턴대학교 대학원 조직신학(Ph.D.)
김한경, “바람직한 오순절적 성경해석과 영산의 성경해석 비교 연구”에 대한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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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해석”을 강변하는 문장들을 보면, 이 논문은 이러한 근본주의와 오순절주의 사이에 존재해 온 성경해석상의 차이와 반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 논문이 과연 오순절적 성경해석을 공정하고 조망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이 논문은 또한 “역사비평”을 하나의 단일한 입장으로 보고 그에 대한 전면적이고 예외 없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파함은 그러했을 수 있겠지만 이후 오순절 신학에서는 역사비평에 대해서도 다양한 입장이 있어왔다. 정통적인 오순절주의자들도 역사비평의 긍정적 성과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오순절 신학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이들은 이 논문이 반대하고 있는 소위 칸트적 계몽주의 이성에 경도되거나 자유주의적인 성경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예컨대 윌리엄 멘지스와 로버트 멘지스처럼 하나님의 성회의 교리들, 특히 방언과 성령세례에 대한 교리들의 중요한 수호자들로 활동해 온 신학자들도 편집비평을 이용하여 누가의 의도를 분석하고 긍정해왔으며 그러한 연구에 근거하여 오순절적 방언론과 성령세례론을 주장해왔다. 이들은 저자와 편집자의 원래 의도를 강조하는 편집비평의 일면이 역사비평의 긍정적인 발전 양상이라고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여 오순절적 성경해석을 하고 있다. 멘지스는 성령세례와 방언에 대한 오순절 신학의 견해를 변호하는 데 있어 편집비평이 중요한 주석적인 열쇠가 된다고 믿고 있다. 더욱이 윌리엄 멘지스와 로버트 멘지스는 방언이 성령세례의 증거임을 부정하는 고든 피 등을 반박하면서 그 도구로 편집비평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말에 의하면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모독”이다. 우리는 멘지스가 편집비평의 유용성을 인정하기 때문에 방언과 성령세례에 대한 그의 정통 오순절주의적 입장을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역사비평이 계몽주의적 이성에 의해 영향을 받았고 불신앙적인 전제들을 가지고 있다는 이 논문의 비판은 대체로 올바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역사비평이 맹종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이용의 대상조차 되어선 안 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윌리엄 멘지스와 로버트 멘지스는 역사비평을 이용하여 오순절주의를 변호했으며, 이러한 사례들이 더 많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사비평은 마치 과학과도 같다. 근대 과학도 계몽주의적 이성에 의해 영향을 받았고 과학자들은 불신앙적인 전제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진화론을 무신론의 근거로 삼는 과학자들조차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기 때문에 과학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그 어느 보수적인 오순절주의자도 과학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과학주의의 잘못된 부분을 비판하되 과학도 하나님의 영광에 맞게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과학이든 역사비평이든 일면적인 파악과 비판보다는 그 다양한 양상들과 쓰임에 대한 보다 정교한 이해와 신학적 판단이 요청된다.
이 논문의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반대 의견 혹은 잠재적 반대 의견을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영산의 성경해석에서 위의 4가지 요소가 발견된다는 저자의 논지에 반대하는 학문적 견해는 존재하지 않는가? 한 두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자는 반대 의견을 소개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논문이 주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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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주장 사이의 역동적이고 치열한 논쟁의 형태로 되지 않고 이 논문만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일관되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반대적인 견해, 혹은 잠재적으로 반대적인 견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논문의 논지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당연한 논지가 되므로 논문의 공헌점이 모호하게 된다. 보다 학문적 흐름과 논쟁의 한복판으로 나아가서 논문의 자리를 찾고 공헌점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노력이 가해졌다면 더 나은 논문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소 거친 표현들이 아쉽게 느껴진다. 특히 모 교수님의 견해에 대해 언급하면서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라는 표현, 혹은 “편파적 시각에 따른 비웃임이 놓여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라는 표현은 다소 거칠게 느껴진다. 모 저자의 견해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모독”이라고 표현한 것도 신학적인 논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과격한 표현이다. 이 논문이 다른 학자의 입장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희석시키거나 비판의 강도를 희생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혹”이나 “비웃음” 등의 거친 표현을 쓰지 않고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비판을 전개했다면 논문의 언어가 좀 더 품격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앞서 이 논문의 강점들로도 가려지지 않는 아쉬운 점에 대해 언급하였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아쉬운 점들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이 논문들의 강점들은 가려지지 않는다. 이 논문은 그러한 강점과 아쉬운 점 양자를 통하여 오순절 신학계가 함께 배우고 신학적 논의를 풍부하게 할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공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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