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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샘

영혼을 유산시키고

한오신 2017. 6. 6. 16:00

   

영혼을 유산시키고

 

이창승 

 


 

난 사내라

아이를 유산한 여인네들의

마음을 다 알지 못하지만

조금은 알 것 같다.

 

조심조심

애타게 기도드려

예배당에 앉혀놓았던 영혼들이

교패도 떼어내 버리고

이제 안 나온단다.

 

허전하고

안타깝고

내 자신에게 화도 나고

가슴이 쌔 한 게

한 겨울 들판 같다.

 

 

2003.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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